프로덕트


망한 UX를 뒤집은 디자인 전략

한국신용데이터
2025-05-17
조회수 269



안녕하세요. 캐시노트 장부팀의 Product Designer keehee(곽희은)입니다.
이번 글에선 캐시노트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장부 파트에서 진행한 ‘거래처 관리&잔액 관리 기능 개편기’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비즈니스 목표와 UX 목표를 어떻게 함께 담을 수 있을지
  • 사용자의 실제 터치포인트를 어디서 발견했는지
  • 사용자에게 새로운 행동패턴을 어떻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신 분
  • 다른 직무 협업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되시는 분




시노트의 주 사용자인 사장님들에게 ‘매출 / 비용 / 자금’ 관리는 사업 운영의 필수 요소예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장님들이 매출에 집중하다 보니 비용 관리는 쉽게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캐시노트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비용 관리 기능이 있지만 매출/자금 관리 기능에 비해 사장님들이 활용도가 낮았어요. 그래서 “비용 관리 페이지를 활성화 시켜 사장님들이 자금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하자”라는 취지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하면 망하는 UX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페이지 활성화를 위해 PV를 늘려야 한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페이지 뷰를 높이기 위해 여기저기 진입점을 만들어 활성화를 노려보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같은 도메인을 담당하고 있는 동료들 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UX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망한 UX가 된 것이죠.

그래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습니다. 똑같은 결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개선 전에, 다음과 같은 셀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았어요.

  1. 사용자가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제공하고 있는가
  2. 진입점과 데이터가 사용 흐름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가
  3. 개선 방향이 비지니스 목표에 부합하는가

이렇게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점검해보니, 처음 개선한 디자인은 1번 항복부터 체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장님의 금융 구조가 일반 소비자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디자인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맥락 없는 진입점과 입력창만 늘어놓았던 것이었죠.

그래서 사장님의 금융 구조부터 다시 파악해보기로 했어요. 일반 소비자는 사용한 금액만큼 카드사에서 지정한 날짜에 자동으로 출금해가지만, 사장님은 입금도 출금도 한 달에 여러번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또, 온라인 거래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거래처와 계좌이체 같은 현금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결제 수단도 다양하고 거래한 날이 결제일이 아닐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주 복잡하죠.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정보의 도식을 그려보세요!

이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금융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담당 PM과 매일, 오전/오후, 시도때도 없이 질문과 무한 싱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는 도식을 그려가며 캐시노트가 가진 데이터로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 정리했어요. 그 도식화는 종이를 넘어 피그마까지 이동하며 최종 도식을 만들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해서 다른 팀원들에게도 쉽게 설명할 수 있었어요.

먼저, 정리한 최종 도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금계산서를 알아야 해요. 세금계산서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값으로 재화 또는 용역를 거래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에요. 너무 말이 어렵죠? 쉽게 계산서라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는다면 내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누락하게 되어 가산세를 내야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우리가 연말정산에서 감면 받기 위해 현금영수증을 등록해서 소비를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 처럼요.

도식을 그려본 결과,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입출금일), 어디로(거래처명), 얼마가(금액) 입금/출금되는 지를 한 곳에 모아서 제공하는 것이었어요. 사장님은 이를 통해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순이익이 얼마인지, 사업의 확장, 마케팅 등 사업의 전반적인 전략을 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캐시노트에서는 발행되는 세금계산서에서는 ‘어디로’, ‘얼마가(금액)’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언제’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었죠. 왜냐하면 거래처와 구두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거래 일자가 두 번 이상인 경우가 있다보니 실제로 정확하게 언제 오고 가는지를 알기 힘들거든요. 이는 오직 사장님만 알 수 있는 정보였었죠. 그 말인 즉, 사장님이 순수하게 비용 관리하러 오셔서 직.접. 수기로 작성해주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데이터가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해보세요!

안그래도 자주 찾지 않으시는 페이지인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앞에서 도식을 그리면서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만 찾을 수 있던 것은 아니에요. 데이터가 오고가는 시점도 체크할 수 있었죠. 사장님은 거래를 하게되면 세금계산서가 발행하게 되는데 앞에서 언급했듯 실제 입출금일은 알 수 없어요. 다만 캐시노트는 발행된 세금계산서를 통해 사장님과 해당 거래처가 거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발행여부를 알려드리고 있어요. 사장님들이 비용이 발생했다고 알 수 있는 이 순간, 이 때가 ‘사장님들을 진입시킬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내 체크리스트 2번도 체크할 수 있게 된거죠.

발행된 세금계산서를 보러 오시는 순간에 해당 거래처의 입출금일을 입력을 유도 했습니다. 정기 입출금일을 알려주시면 금융 일정을 정리해드리고 월말 예상 잔액을 계산해드리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발생되는 거래처의 세금계산서는 입력하신 정기 입출금일에 매핑시켜 사장님이 미리 자금을 확보하실 수 있게 입출금일 기준 3일 전에 미리 알려드렸어요. 또한, 거래처별로 모아 특이사항을 기록하거나 과거 이력을 볼 수 있게 해드렸습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이렇게 개선한 결과는 기쁘게도 훌륭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어요! 실제 결과 지표를 통해서 체크리스트 3번도 체크할 수 있게 되었네요.

📈 개편 전 비용 관리 PV가 6주 평균 813 → 개편 후 11,603으로 10배 이상 성장!
📈 매입 거래처 관리 트래픽 3개월 평균 2.47 → 1,568.86로 폭발적인 증가!
📈 현재까지 입출금일 등록된 거래처 3,006개, 이용 사업장 1,089곳으로 순항 중!

기능을 개선으로 PV가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트래픽이 증가한 덕분에 맥락에 맞는 광고를 노출할 수 있어 추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어요.

결국, 사장님들이 단순히 장부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되었어요.




이번 개선 작업을 진행할 때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이 처음에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설계한 UX로 당연히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 부분, 같은 도메인 팀원들에게 설명할 때에도 ‘우리는 같은 파트를 담당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설명해도 이해할거야’라고 넘어간 부분이 시작이었던 것이죠.

앞으로는 앞서 만든 체크리스트로 내가 설계한 플로우가 나만 이해하는 것이 아닌지 끊임없이 체크해보고자 합니다. 당장 정성적인 사용자 피드백이 듣기 어렵거나 팀원들과 생각을 일치시키고 싶다면 정보 도식화와 저니맵에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배치해보면서 문제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도식화를 활용하면 험난한 여정에 조금이나마 빛을 찾으실 수 있을 거에요..ㅎㅎ

여전히 어렵고 매출 파트에 비해 PV와 사장님들의 관심도가 낮긴 하지만, 앞으로 더 끌어올려 보려고 해요. 저처럼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과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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