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부 개편 3부작의 마지막, 출시입니다.
어느 PM의 회상
장부 개편 PM 안 모씨
드디어 예정된 출시일이 약 2주 조금 후로 다가온 날이었어요.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부족했죠. 돌이켜보면 모든 프로젝트는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애당초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지 않으니, 언제나 출시 즈음에는 정신이 없죠. 이번에도 안 된 것도 많았고, 여전히 검증해야 할 건 많이 있었고, 그래도 잘 될 것이라 믿고 출시 계획을 짰어요.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그렇게 한참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프론트엔드 개발자
“유저가 이전 장부와 새로운 장부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유저에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죠.”
다른 사람들
“오, 그거 괜찮은 방법 같은데요?”
솔직히 조금 황당하고 불안했어요. 게다가 한다면 프론트엔드 개발자 일이 더 많아질 텐데 정말 가능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아니 지금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굉장히 많다고요. 그런데 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그리고 왜 다들 동의하는 거지?’
방향은 좋다는 것에 저도 동의했어요. 문제는 시간이지. 그래서 일단 저 새로운 방법까지 포함해서 출시 계획을 새로 잡고, 팀 리드에게 최종 의사결정을 요청했어요. 아무래도 팀 리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했죠. 시간이 없고, 출시일은 다가오고 있으니, 현실적인 결정을 내려줄 거라 기대했어요.
“그럼 유저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테스트해보시죠.”
그런데 그 마지막 희망마저 무너지고 말았어요. 아… 그땐 정말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결정됐으니 해야죠, 어쩌겠어요.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었어요. 부디 마무리 잘 돼라, 시간 내에 끝나라. 처음부터 어렵더니 이 프로젝트는 마지막까지 이러네. 정말 힘들다.
백엔드 개발자
“전환할 때 의견도 직접 받아야 하지 않아요? 그래야 의미가 있죠. 그것도 필요하면 새로 만들죠.”
일단 전환하게는 해주고 중간에 설문 같은 걸로 의견을 받아보려 했었어요. 그것만 해도 벅찰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피드백까지 새로 만들자고요? 대체 출시일이 얼마나 남은 거라 생각할까요? 저만 불안한 걸까요?
‘이거 다 여러분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요!’ 😨
이제 장부 개편 3부작의 마지막, 출시입니다.
어느 PM의 회상
드디어 예정된 출시일이 약 2주 조금 후로 다가온 날이었어요.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부족했죠. 돌이켜보면 모든 프로젝트는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애당초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지 않으니, 언제나 출시 즈음에는 정신이 없죠. 이번에도 안 된 것도 많았고, 여전히 검증해야 할 건 많이 있었고, 그래도 잘 될 것이라 믿고 출시 계획을 짰어요.
그렇게 한참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프론트엔드 개발자
“유저가 이전 장부와 새로운 장부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유저에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죠.”
솔직히 조금 황당하고 불안했어요. 게다가 한다면 프론트엔드 개발자 일이 더 많아질 텐데 정말 가능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방향은 좋다는 것에 저도 동의했어요. 문제는 시간이지. 그래서 일단 저 새로운 방법까지 포함해서 출시 계획을 새로 잡고, 팀 리드에게 최종 의사결정을 요청했어요. 아무래도 팀 리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했죠. 시간이 없고, 출시일은 다가오고 있으니, 현실적인 결정을 내려줄 거라 기대했어요.
그런데 그 마지막 희망마저 무너지고 말았어요. 아… 그땐 정말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결정됐으니 해야죠, 어쩌겠어요.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었어요. 부디 마무리 잘 돼라, 시간 내에 끝나라. 처음부터 어렵더니 이 프로젝트는 마지막까지 이러네. 정말 힘들다.
일단 전환하게는 해주고 중간에 설문 같은 걸로 의견을 받아보려 했었어요. 그것만 해도 벅찰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피드백까지 새로 만들자고요? 대체 출시일이 얼마나 남은 거라 생각할까요? 저만 불안한 걸까요?
체험 방식의 오픈을 위해 한 것들
내부에서는 이러한 출시 방식을 ‘체험 방식’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기존에 캐시노트에서는 크든 작든 어떤 서비스를 체험 방식으로 출시해 본 적이 없는 터라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 PM의 회상에 적었듯이 출시 그 자체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어찌 보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는데 더 나은 방식을 찾고 실행까지 한 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다른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
1. 이용자 버전 관리와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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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는 다음과 같이 3가지 그룹으로 구분했습니다.
신규 가입 이용자는 개편된 새로운 장부만 보도록 하고, 나머지 기존 방식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전환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신 장부에서 다시 구 장부로 넘어갈 때는 반드시 피드백을 남기도록 했습니다.
2. 페이지 리다이렉트
이용자가 장부 페이지에 접근 시 먼저 이용자의 버전을 확인한 후 기존 장부 또는 새로운 장부를 표시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일단 기존 화면으로 접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때문에 기존 장부 화면에서 새로운 장부 화면으로 리다이렉트 되는 것을 추가해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장부가 오래된 서비스이고, 필요에 따라 페이지들을 추가해왔기 때문에 리다이렉트를 체크해야 하는 접점이 굉장히 많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특정 페이지는 특정 조건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확인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일단 쉽게 볼 수 있는 페이지부터 확인하고, 그러다가 몰랐던 기능을 발견하면 잠깐 눈물 좀 닦고, 특수한 조건 설정한 다음에 또 확인하고, 왜 테스트를 해도 끝나기는커녕 늘어만 나는 걸까 하고 생각하며 잠깐 또 눈물 좀 닦고… 이렇게 해서 기존 페이지들을 새로운 페이지로 다 매핑하니 거의 50여 개에 이르더라고요. 게다가 버전별로 최소 2번씩은 해야 하니 리다이렉트 테스트만 100번 가까이해야 했습니다. 저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개발자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아마 출시 과정에서 가장 힘든 작업이었을 겁니다.
3. 새 장부 이용자 10만 양병설
체험 방식은 결국 시한부일 수밖에 없습니다. 언젠가는 새로운 장부를 모두에게 적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최소한 10만 명 이상 새로운 장부를 쓰게 만들자는, 이른바 ‘10만 양병설’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주 단위로 계획을 짜고, 메시지 또는 앱 푸시를 보내고, 하나의 메시지가 너무 질리지 않도록 새로운 주제의 메시지를 짜고, 관련된 지표를 정의하고, … 어느 것 하나 쉽게 되는 게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얻은 것
이런 방식의 단점은 딱 하나였습니다. 바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입니다. 이 말은 다음의 2가지를 동시에 의미합니다. 하나는 새로운 서비스를 사람들이 쓰게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이기도 하죠. 노력과 기다림이 필요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반면에 얻은 건 훨씬 더 많습니다. 먼저 ‘시간을 벌었다’를 꼽을 수 있겠네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에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시간을 많이 벌기도 했습니다. 이건 비단 주 이용자인 사장님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닙니다. 제품을 만드는 우리 자신에게도, 그리고 사장님들의 목소리를 바로 듣게 되는 고객센터 분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개편 수준의 큰 변화는 보통 긍정과 부정 메시지 모두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는데요. 이렇게 체험 방식으로 출시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얻은, 더욱 중요한 것은 ‘사장님들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장님들이 새로 개편한 것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기존에 어떤 것들을 중점적으로 봐 왔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고, 이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을 정성스레 적어주시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건 덤입니다. 사용자로부터 이만큼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드는 건 축복이죠 😉
진심은 통할 것이라 믿습니다.
1편의 마지막에 적었듯이 아직도 정답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이번 개편이 잘 한 건지, 정말 이게 우리의 주 고객인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단지 그럴 것이라 믿을 뿐이죠. 그리고 지금까지의 반응을 보면 “우리 생각이 아주 틀리진 않았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 과정을 거치면서 옆에서 함께 하는 분들이 정말 진심이구나 하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사장님들을 위한 방식을 고민하고, 아무리 시간이 없고 힘들어도 실천하는 것을 보면서 남몰래 살짝 감동하기도 했죠. 이렇게 진심을 가지고 한다면 반드시 통하지 않을까, 설사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잘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파란만장했던 장부 개편 프로젝트 3부작을 마무리합니다. 장부라는 서비스가 캐시노트라는 서비스를 열었듯이, 개편된 새로운 장부 서비스가 캐시노트의 새로운 장을 열기를 바랍니다.
다행히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제 하늘이 도와주시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