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인테리어, 눈이 번쩍 뜨이는 화려한 행사, 누가 읽어도 감동을 자아내는 선언문”
회사가 준비한 멋진 이벤트를 접하게 되면 많은 구직자들은 그 화려함에 매료되어 입사를 희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준비된 이벤트가 회사의 진정한 기업 문화 전체를 상징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벤트는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기업 문화의 지향점이지만 회사의 진짜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기업 문화와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결과물은 결국 사람입니다.
회사에서 누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지?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은 어떠한 권한을 갖는지?
그리고 어떠한 행동을 한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지?
기업 문화와 조직 문화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접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그 결과물은 결국 사람입니다.
기업의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기업 내 테크 분야 조직 문화는 CTO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신용데이터 테크 분야의 조직 문화를 가감 없이 소개하기 위해 네이버, 쿠팡,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을 거쳐 한국신용데이터(KCD)의 CTO로 합류한 19년 차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올리버(Oliver, 임정기)를 만나봤습니다.
왜 KCD에 합류하기로 하셨나요? 그동안 다닌 회사가 국내의 대표 IT 기업이라 결심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결심은 오히려 쉬웠습니다. KCD에 합류한 첫 번째 이유는, 창업자이며 CEO인 켈빈(김동호 대표)의 고민과 목표에 공감했고 함께 문제를 풀고 싶었습니다.
회사 합류 전 만남에서 켈빈은 제게 사장님들이 더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는 목표를 설명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도 이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한 덕분에 지금 한국신용데이터의 목표와 비전에 공감하고 있어 오히려 고민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쿠팡, 네이버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테크기업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기업들이 성장한 다음에 합류한 것이 아니라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 합류했습니다. KCD도 입사 후 2달 만에 유니콘으로 등극했으니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큽니다.
직접 합류해보시니 KCD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시나요?
제가 다녔던 회사들은 많은 구직자가 선망하는 회사였습니다. 회사의 화려한 이벤트나 대단한 성과나 성취도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저는 조직 문화에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성공한 테크 기업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의사 결정과 실행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그런데 KCD 합류해서 살펴보니 의사 결정과 실행의 속도는 제가 경험했던 어느 테크 회사보다 빠릅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KCD만의 큰 장점 때문인데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서 해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좋은 장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조직 문화도 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KCD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실패로부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사내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말할 수 있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저 역시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성장과 발전 가능성을 믿고 있습니다.
올리버의 커리어 패스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약 19년 경력의 개발자입니다. 자바 백엔드 개발자로 개발 경력을 시작했고,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이후 지금은 빅테크가 된 여러 회사에서 백엔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다양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SRE 경험을 통해서 복잡한 대용량 시스템의 안정성 및 공통 엔지니어링을 했습니다. KCD 합류 직전 회사인 우아한형제들에서는 전사 인프라, 정보보안, 공통 플랫폼 등을 맡은 조직을 맡은 기술이사였고,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작년(2022년) 8월에 KCD에 CTO로 합류했습니다.
19년 경력의 개발자이신만큼, 나름대로의 리더십 철학이 있으실 텐데요. 올리버는 KCD 안에서 어떤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나요?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조직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의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모든 구성원들이 오직 고객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리더십은 조직의 목표를 수립하는 과정부터 작동해야 합니다. 목표 수립 과정에서 구성원 개인과 조직의 고객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를 통해 조직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문화의 핵심에는 do(하도록 하는 것)과 don’t(하지 말도록 하는 것)를 식별하는 것이 있을 텐데요. 테크 조직에 올리버가 권하는 것과 권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업무 환경과 아닐 때 구분해서 이야기해볼 수 있을 텐데요.
제가 업무 환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몰입과 집중은 좋은 업무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각자 일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존중 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무실에서 많은 동료와 소통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집중력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혼자만 편한 상황을 만들어 일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업무의 성과와 완성도는 오히려 혼자가 아니라 동료와 함께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업무가 힘들고 잘 진행되지 않을 때도 혼자 해결하기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해결해야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 내에서 동료와 함께 근무하며 최대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성과와 성취를 이뤄낼 수 있도록 강조합니다.
반대로 신경 쓰는 부분은 조직 내에서 ‘혼자 일하는 상황’을 최대한 제거하는 겁니다. 조직 내에서 혼자 일하는 경향이 생기면 조직에 사일로 현상(조직 내 각 팀이 오직 자신의 업무 만을 챙기고 다른 팀의 업무를 방치하고 때로는 방해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직 내에서 ‘혼자 일하는 상황’ 때문에 조직과 개인의 발전이 막히지 않는지 지속해서 점검하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모든 업무의 최종 목표가 오직 고객 가치에 지향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점검합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고객 가치입니다. 그리고 모든 업무에서 동일한, 고정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가장 큰 목표인 고객가치가 아닌 다른 요소로 업무의 방향을 변경하면 문제 해결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 중이 아닐 때 제한하는 것은 없습니다. 개인의 취향과 성취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업무 선배로 조언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권해볼 수는 있지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업무 환경이 아닐 때 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소개한다면 취미를 통한 학습입니다. 저는 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해서 책이나 영상 등을 통해서 학습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방법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관심 있는 기술을 직접 코딩하면서 사용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목표 달성보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장기적으로 투입해 보기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업무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기술 등에 대해, 혹은 다른 직군의 기술들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사용해보게 될겁니다.
개인적으로 구성원들에게는 자기 계발과 여러 도전을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도전으로 스스로 속도나 품질 개선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업무 중에는 안 하는 일을 해보거나 평소 동료나 조직이 어려워하는 업무에 도전한다면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개인의 경험으로 볼 때, 이렇게 일상의 틀을 깨고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험 지대로 몰아넣을 때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이 그러한 행동을 어떻게 하도록, 혹은 안 하도록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행동에 나서도록 기대할 때 저는 가장 큰 원칙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리더 역시 해당 원칙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점을 직접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스스로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보여주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주의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 몇 개를 정하고 이걸 지속해서 강조합니다.
행동을 제한해야 할 때도 물론 원칙을 강조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먼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보다는 더 괜찮은 방법을 찾아 새롭게 제안하려고 합니다. 경험 상 행동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더 괜찮은 방법과 행동을 제안하고 그 방법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업무 중 팀원, 프로젝트, 시간을 각각 어떻게 관리하나요?
팀원은 관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모든 개인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목표에 기여합니다. KCD의 장기 비전은 소상공인들이 마주하는 ‘사업의 모든 순간’을 돕는 입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각자의 목표가 있다고 믿습니다.
저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직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고 구성원이 행동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개인이 조직에 더 좋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금은 도전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도록 제안하거나 함께 목표를 바라보고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팀원을 관리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제가 신경 쓰는 것은 목표와 동기 부여입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집중합니다.
물론 관리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시작 전에 토론을 통해 목표와 방향에 대해 하나의 지향점을 갖도록 하려 합니다. 물론 프로젝트 중 다양한 이유로 방향이 흔들리고 의견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럴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다시 방향성을 정렬합니다.
아쉽지만 시간 관리는 제게도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반복되지만 해야 할 일과 시즌별로 점검해야 하는 일은 먼저 확인합니다. 먼저 업무의 우선 시간을 점검해 업무의 요소 시간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월요일 오전 일정을 점검하고 우선순위에 따라서 업무와 시간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올리버가 CTO로 합류한 후 KCD 테크 조직에도 변화가 많습니다. 특히 내부 구성원이 모이는 일이 많아 보입니다.
실제로 테크 조직 내 모임 기회를 많이 확보했습니다. 전체 테크 직군들 구성원들 간 오픈 커뮤니케이션 기반으로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전체가 모이는 개발자 타운홀(한 달에 한번), 테크톡(매주 한 번)을 시작했습니다. 모임 때마다 전체 테크 구성원 간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 기술적인 방향,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오픈 토론 및 질문을 통해서 서로 의견을 공유합니다.
한편, 테크 직군 구성원들에게 본인이 하는 업무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 질문에 답변하려면 주어진 기능 만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사업과 프로덕트를 더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이해가 만들어지면,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주도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업무 중에 발생하는 문제도 자유롭게 리포트 하는 문화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고객에게 임팩트가 있는 장애나 기술적 이슈에 대해서 누구나 제보 하고 공유합니다. 업무 중에 발생한 문제는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다 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만약 문제의 책임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CTO의 몫입니다.
덕분에 KCD 테크 조직에서는 누구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슈나 장애를 외면하거나 숨길 이유가 없습니다.
새로운 업무 과정의 문제 리포트 문화와 함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문화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풀이하기 어려운 문제를 마주쳤을 때, “못한다” 또는 “어렵다”라고 보다는 “해결을 위해 리소스를 더 지원해 달라” 혹은 “툴을 도입하거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크 직군이 아닌 회사 내 다양한 리더와 미팅도 주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KCD에서 함께 일하는 문화는 특정 직군만의 노력이 아닌 전반적인 여러 직군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발 직군과 업무 협업이 많은 직군이나 조직의 경우에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많은 시간을 사용해서 리더들과 1on1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목적 조직 안에 테크 리더십 방향도 새롭게 제시하고 싶습니다. KCD에서는 다양한 목적 조직이 있는데 그 조직들마다 TL(Tech Lead)을 도입해서 기술 리더십이 지금 보다 더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Job Leveling 제도를 도입해 우리 회사에 맞는 기술직군별 역량 레벨을 정의하고, 테크 직군에 있는 분들에게 성장, 승진 등에 대한 최소한의 이정표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긴 시간 동안 대답을 서면으로, 구두로 전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리더십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여러 회사를 경험하며 매번 상황에 맞는 필요한 리더십의 역량을 찾았고 성장했습니다. 제가 여러 조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회사의 방향에 맞추며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내 리더십의 조직 내 진정한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었을 때 조직과 저는 성장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조직과 저는 각자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저는 조직원 모두의 신뢰 기반의 리더십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뢰는 리더가 먼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이 좀 더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낼 거라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몰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KCD의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KCD는 “사업의 모든 순간”을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똑똑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캐시노트 서비스부터 신용평가, 포스, PG, VAN 등까지 KCD 공동체는 이제 막 확장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KCD 공동체가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사장님들의 “사업의 모든 순간”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비즈니스, 프로덕트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이 능력과 호기심을 모두 갖춘 좋은 엔지니어가 KCD와 함께 하기 좋은 순간입니다.
“멋진 인테리어, 눈이 번쩍 뜨이는 화려한 행사, 누가 읽어도 감동을 자아내는 선언문”
회사가 준비한 멋진 이벤트를 접하게 되면 많은 구직자들은 그 화려함에 매료되어 입사를 희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준비된 이벤트가 회사의 진정한 기업 문화 전체를 상징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벤트는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기업 문화의 지향점이지만 회사의 진짜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기업 문화와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결과물은 결국 사람입니다.
기업 문화와 조직 문화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접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그 결과물은 결국 사람입니다.
기업의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기업 내 테크 분야 조직 문화는 CTO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신용데이터 테크 분야의 조직 문화를 가감 없이 소개하기 위해 네이버, 쿠팡,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을 거쳐 한국신용데이터(KCD)의 CTO로 합류한 19년 차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올리버(Oliver, 임정기)를 만나봤습니다.
왜 KCD에 합류하기로 하셨나요? 그동안 다닌 회사가 국내의 대표 IT 기업이라 결심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결심은 오히려 쉬웠습니다. KCD에 합류한 첫 번째 이유는, 창업자이며 CEO인 켈빈(김동호 대표)의 고민과 목표에 공감했고 함께 문제를 풀고 싶었습니다.
회사 합류 전 만남에서 켈빈은 제게 사장님들이 더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는 목표를 설명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도 이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한 덕분에 지금 한국신용데이터의 목표와 비전에 공감하고 있어 오히려 고민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쿠팡, 네이버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테크기업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기업들이 성장한 다음에 합류한 것이 아니라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 합류했습니다. KCD도 입사 후 2달 만에 유니콘으로 등극했으니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큽니다.
직접 합류해보시니 KCD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시나요?
제가 다녔던 회사들은 많은 구직자가 선망하는 회사였습니다. 회사의 화려한 이벤트나 대단한 성과나 성취도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저는 조직 문화에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성공한 테크 기업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의사 결정과 실행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그런데 KCD 합류해서 살펴보니 의사 결정과 실행의 속도는 제가 경험했던 어느 테크 회사보다 빠릅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KCD만의 큰 장점 때문인데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서 해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좋은 장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조직 문화도 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KCD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실패로부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사내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말할 수 있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저 역시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성장과 발전 가능성을 믿고 있습니다.
올리버의 커리어 패스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약 19년 경력의 개발자입니다. 자바 백엔드 개발자로 개발 경력을 시작했고,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이후 지금은 빅테크가 된 여러 회사에서 백엔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다양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SRE 경험을 통해서 복잡한 대용량 시스템의 안정성 및 공통 엔지니어링을 했습니다. KCD 합류 직전 회사인 우아한형제들에서는 전사 인프라, 정보보안, 공통 플랫폼 등을 맡은 조직을 맡은 기술이사였고,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작년(2022년) 8월에 KCD에 CTO로 합류했습니다.
19년 경력의 개발자이신만큼, 나름대로의 리더십 철학이 있으실 텐데요. 올리버는 KCD 안에서 어떤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나요?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조직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의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모든 구성원들이 오직 고객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리더십은 조직의 목표를 수립하는 과정부터 작동해야 합니다. 목표 수립 과정에서 구성원 개인과 조직의 고객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를 통해 조직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문화의 핵심에는 do(하도록 하는 것)과 don’t(하지 말도록 하는 것)를 식별하는 것이 있을 텐데요. 테크 조직에 올리버가 권하는 것과 권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업무 환경과 아닐 때 구분해서 이야기해볼 수 있을 텐데요.
제가 업무 환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몰입과 집중은 좋은 업무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각자 일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존중 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무실에서 많은 동료와 소통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집중력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혼자만 편한 상황을 만들어 일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업무의 성과와 완성도는 오히려 혼자가 아니라 동료와 함께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업무가 힘들고 잘 진행되지 않을 때도 혼자 해결하기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해결해야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 내에서 동료와 함께 근무하며 최대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성과와 성취를 이뤄낼 수 있도록 강조합니다.
반대로 신경 쓰는 부분은 조직 내에서 ‘혼자 일하는 상황’을 최대한 제거하는 겁니다. 조직 내에서 혼자 일하는 경향이 생기면 조직에 사일로 현상(조직 내 각 팀이 오직 자신의 업무 만을 챙기고 다른 팀의 업무를 방치하고 때로는 방해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직 내에서 ‘혼자 일하는 상황’ 때문에 조직과 개인의 발전이 막히지 않는지 지속해서 점검하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모든 업무의 최종 목표가 오직 고객 가치에 지향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점검합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고객 가치입니다. 그리고 모든 업무에서 동일한, 고정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가장 큰 목표인 고객가치가 아닌 다른 요소로 업무의 방향을 변경하면 문제 해결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 중이 아닐 때 제한하는 것은 없습니다. 개인의 취향과 성취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업무 선배로 조언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권해볼 수는 있지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업무 환경이 아닐 때 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소개한다면 취미를 통한 학습입니다. 저는 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해서 책이나 영상 등을 통해서 학습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방법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관심 있는 기술을 직접 코딩하면서 사용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목표 달성보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장기적으로 투입해 보기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업무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기술 등에 대해, 혹은 다른 직군의 기술들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사용해보게 될겁니다.
개인적으로 구성원들에게는 자기 계발과 여러 도전을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도전으로 스스로 속도나 품질 개선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업무 중에는 안 하는 일을 해보거나 평소 동료나 조직이 어려워하는 업무에 도전한다면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개인의 경험으로 볼 때, 이렇게 일상의 틀을 깨고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험 지대로 몰아넣을 때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이 그러한 행동을 어떻게 하도록, 혹은 안 하도록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행동에 나서도록 기대할 때 저는 가장 큰 원칙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리더 역시 해당 원칙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점을 직접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스스로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보여주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주의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 몇 개를 정하고 이걸 지속해서 강조합니다.
행동을 제한해야 할 때도 물론 원칙을 강조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먼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보다는 더 괜찮은 방법을 찾아 새롭게 제안하려고 합니다. 경험 상 행동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더 괜찮은 방법과 행동을 제안하고 그 방법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업무 중 팀원, 프로젝트, 시간을 각각 어떻게 관리하나요?
팀원은 관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모든 개인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목표에 기여합니다. KCD의 장기 비전은 소상공인들이 마주하는 ‘사업의 모든 순간’을 돕는 입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각자의 목표가 있다고 믿습니다.
저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직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고 구성원이 행동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개인이 조직에 더 좋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금은 도전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도록 제안하거나 함께 목표를 바라보고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팀원을 관리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제가 신경 쓰는 것은 목표와 동기 부여입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집중합니다.
물론 관리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시작 전에 토론을 통해 목표와 방향에 대해 하나의 지향점을 갖도록 하려 합니다. 물론 프로젝트 중 다양한 이유로 방향이 흔들리고 의견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럴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다시 방향성을 정렬합니다.
아쉽지만 시간 관리는 제게도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반복되지만 해야 할 일과 시즌별로 점검해야 하는 일은 먼저 확인합니다. 먼저 업무의 우선 시간을 점검해 업무의 요소 시간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월요일 오전 일정을 점검하고 우선순위에 따라서 업무와 시간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올리버가 CTO로 합류한 후 KCD 테크 조직에도 변화가 많습니다. 특히 내부 구성원이 모이는 일이 많아 보입니다.
실제로 테크 조직 내 모임 기회를 많이 확보했습니다. 전체 테크 직군들 구성원들 간 오픈 커뮤니케이션 기반으로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전체가 모이는 개발자 타운홀(한 달에 한번), 테크톡(매주 한 번)을 시작했습니다. 모임 때마다 전체 테크 구성원 간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 기술적인 방향,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오픈 토론 및 질문을 통해서 서로 의견을 공유합니다.
한편, 테크 직군 구성원들에게 본인이 하는 업무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 질문에 답변하려면 주어진 기능 만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사업과 프로덕트를 더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이해가 만들어지면,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주도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업무 중에 발생하는 문제도 자유롭게 리포트 하는 문화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고객에게 임팩트가 있는 장애나 기술적 이슈에 대해서 누구나 제보 하고 공유합니다. 업무 중에 발생한 문제는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다 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만약 문제의 책임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CTO의 몫입니다.
덕분에 KCD 테크 조직에서는 누구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슈나 장애를 외면하거나 숨길 이유가 없습니다.
새로운 업무 과정의 문제 리포트 문화와 함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문화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풀이하기 어려운 문제를 마주쳤을 때, “못한다” 또는 “어렵다”라고 보다는 “해결을 위해 리소스를 더 지원해 달라” 혹은 “툴을 도입하거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크 직군이 아닌 회사 내 다양한 리더와 미팅도 주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KCD에서 함께 일하는 문화는 특정 직군만의 노력이 아닌 전반적인 여러 직군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발 직군과 업무 협업이 많은 직군이나 조직의 경우에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많은 시간을 사용해서 리더들과 1on1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목적 조직 안에 테크 리더십 방향도 새롭게 제시하고 싶습니다. KCD에서는 다양한 목적 조직이 있는데 그 조직들마다 TL(Tech Lead)을 도입해서 기술 리더십이 지금 보다 더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Job Leveling 제도를 도입해 우리 회사에 맞는 기술직군별 역량 레벨을 정의하고, 테크 직군에 있는 분들에게 성장, 승진 등에 대한 최소한의 이정표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긴 시간 동안 대답을 서면으로, 구두로 전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리더십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여러 회사를 경험하며 매번 상황에 맞는 필요한 리더십의 역량을 찾았고 성장했습니다. 제가 여러 조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회사의 방향에 맞추며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내 리더십의 조직 내 진정한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었을 때 조직과 저는 성장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조직과 저는 각자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저는 조직원 모두의 신뢰 기반의 리더십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뢰는 리더가 먼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이 좀 더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낼 거라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몰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KCD의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KCD는 “사업의 모든 순간”을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똑똑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캐시노트 서비스부터 신용평가, 포스, PG, VAN 등까지 KCD 공동체는 이제 막 확장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KCD 공동체가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사장님들의 “사업의 모든 순간”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비즈니스, 프로덕트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이 능력과 호기심을 모두 갖춘 좋은 엔지니어가 KCD와 함께 하기 좋은 순간입니다.
CTO Oliver와의 인터뷰를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Youtube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