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D 인프라보안실 SRE팀 Network Engineer Trevor(박한모)
지난 4월 10일, 서울 역삼동 AWS 코리아 오피스. 통유리 너머로 봄볕이 비스듬히 떨어지던 그날, 우리 팀 네 명은 '금융사를 위한 AWS GameDay 2026'에서 3등을 했다.
나가기 전, 실장님 방문 앞에서 나는 괜히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었다. "꼭 수상하고 오겠습니다." 호기롭게 던진 말이었지만 사실 돌아서는 등 뒤로는 식은땀이 났다. 첫 출전이었으니까. 그 약속을 정말로 지켜 돌아올 줄은 솔직히 나도 몰랐다.
AWS GameDay, 그게 뭔데?
GameDay는 AWS(Amazon Web Services)가 주최하는 클라우드 장애 대응 대회다. 쉽게 말하면, AWS가 일부러 고장 낸 시스템을 참가자들이 제한 시간 안에 진단하고 고치는 실전형 기술 경연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금융사 대상 대회에, 우리에게 처음으로 참가 기회가 열렸다.
올해 주제는 'Unicorn Q-Force: Dev&Ops Acceleration'.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같은 시중은행부터 카카오뱅크, 토스, 현대카드, 삼성화재까지 — 19개 금융사에서 모인 24개 팀, 100여 명의 개발자가 노트북을 펼치고 자리를 잡았다. 평소에는 서로 매출과 점유율을 다투는 경쟁사지만, 이날만큼은 옆 테이블 팀이 어떤 손놀림으로 문제를 풀어가는지 곁눈질하는 재미가 있었다.
팀명부터 남달랐다
팀명은 막내 Frida가 지었다.
"업무 중 자주 마주치는 오류 코드 403(접근 권한 없음)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이걸 좀 유머러스하게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팀원은 나를 포함해 Fred, Andrew, Frida까지 넷. 나와 Fred는 Ops(인프라 운영)를, Andrew와 Frida는 Dev(개발) 문제를 맡기로 했다.

행사장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에는 '유니콘 렌탈(Unicorn Rental)'이라는 가상 기업의 로고가 떠 있었다. 분홍빛 갈기를 휘날리는 유니콘 한 마리. 그 아래, 머리에 우스꽝스러운 유니콘 모자를 눌러쓴 CEO가 마이크를 잡았다.
"유니콘 렌탈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입사한 신입사원입니다. 지금부터 이 회사를 살려야 합니다."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웃음이 채 잦아들기도 전에,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노트북으로 떨어졌다. 화면에 막 떠오른 미션 목록을 확인하는 눈빛만큼은 농담을 받아줄 여유가 없었다.
시나리오는 이랬다. 수석 개발자가 유니콘을 타고 마법의 숲으로 들어간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유니콘 추적 시스템은 완전히 다운된 상황. 우리는 비상 대응 팀으로 투입되어 시스템을 복구하고, 사라진 유니콘을 찾아내야 했다. 동화 같은 설정이었지만, 그 껍데기를 한 겹만 벗기면 현업에서 매일같이 마주치는 장애 상황과 정확히 똑같았다.
주최 측의 상황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 넷은 이미 전투 모드였다. 노트북 화면들이 동시에 켜졌고, 키보드 위로 손가락이 올라갔다. "누가 뭐 맡지?" 첫마디는 짧았고, 답도 짧았다. 역할 분담은 30초 만에 끝났다.

미션 1: 죽은 시스템을 살려라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프라 전체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는 것이었다. 어떤 서버가 살아 숨 쉬는지, 데이터베이스의 맥박은 뛰는지, 네트워크는 어디서 끊겼는지 응급실에 막 실려 온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훑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원인은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베이스의 문을 두드리는데, 그 문이 잠겨 있었다. 보안 설정(방화벽 규칙)에서 데이터베이스로 향하는 통로가 막혀 있었던 것이다. 설정 파일을 한 줄씩 짚어 내려가다, 눈이 한 곳에 멈췄다. 원래 있어야 할 접속 허용 규칙 옆에 누군가 남긴 메모 한 줄.
# commented to introduce failure
장애를 주입하기 위해 주석 처리함. AWS가 일부러 남긴 함정의 흔적이었다. 막힌 통로를 다시 열어주자, 죽어 있던 애플리케이션이 한 박자 늦게 숨을 토해냈다. 첫 번째 미션, 클리어.
미션 2: 사라진 유니콘 "Starlight"
시스템이 되살아나자 다음 문이 열렸다. 서버에 접속해 단서를 찾으면 유니콘의 이름을 알 수 있고, 그 이름으로 앱에서 검색하면 위치와 비밀 코드가 나온다고 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숨어 있었다. 전통적인 원격 접속 방법(SSH 22번 포트)을 쓰면 감점. 보안팀이 그 길목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신 AWS의 보안 모범 사례인 SSM Session Manager 포트를 열지 않고도 서버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써야 했는데, 하필 비활성화 상태였다. 결국 권한 설정부터 다시 손봐야 했다.
문을 제대로 열고 들어가 스크립트를 돌리자, 화면에 답이 떴다. 이름은 "Starlight", 위치는 "Evergreen Glade", 비밀 코드는 "8765". 두 번째 미션도 클리어.
미션 3 & 4: 알림 시스템 수리와 성능 복구
세 번째 미션은 유니콘 라이더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이 먹통이 된 것. 뜯어보니 알림 함수가 유니콘 이름과 비밀 코드를 참조하도록 짜여 있는데, 정작 그 값이 비어 있었다. 앞 미션에서 찾아둔 정보를 넣어주자, 막혔던 알림이 곧장 풀렸다.
네 번째는 성능 문제였다. 응답 시간 14초, CPU 사용률 93%. 시스템이 헐떡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답을 쥐고 있었다. 처음에 인프라 설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훑어둔 덕이었다. 범인은 AWS의 장애 주입 도구(FIS) 모든 서버에 CPU 80% 부하를 5시간 30분 동안 걸어놓고 있었다. 실험을 중지시키는 순간, 숫자가 곤두박질쳤다. CPU 93%에서 4%로, 응답 시간 14초에서 8초로. 화면 속 그래프가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걸 보며, 우리는 작게 주먹을 쥐었다.
실시간 리더보드를 흘끗 봤다. 운영(Ops) 부문은 전체 팀 중에서도 손에 꼽게 빠른 편이었다.
그리고 아쉬움, CDK의 함정
기본 미션 너머에 추가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제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막고, 유니콘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배포하는 과제.
코드 수정은 손에 익은 일이었다. 마이너스 금액으로 결제되거나 잔액 없이 결제가 통과되는 구멍을 틀어막았고, 60초 넘게 늘어지던 검색 기능을 1.5초로 끌어내렸다. 여기까지는 순탄했다.
문제는 배포였다. AWS CDK(인프라를 코드로 관리하는 도구)로만 배포해야 하는 줄 알고 그 길로 밀어붙였는데, CDK가 내부적으로 쓰는 CloudFormation에서 오류가 터졌다. 배포하면 롤백, 다시 배포하면 또 롤백. 같은 자리를 맴도는 악순환에 빠졌다.
계속 이 방식으로 밀고 가느냐, 다 엎고 다른 길로 트느냐. 10분간 네 사람의 목소리가 테이블 위에서 부딪쳤다. 그 사이에도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리더보드에서는 다른 팀들의 점수가 한 칸씩 위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 초조함이 등을 타고 올라왔다. 결국 누군가 말했다. "지금 당장 되는 방법으로 가자." CDK를 우회해 컨테이너 이미지를 직접 빌드하고 서비스를 갈아끼우는 방식으로 틀자, 거짓말처럼 금방 풀렸다. 처음부터 이 길로 왔다면 성적이 더 좋았을 텐데 그 아쉬움은 지금도 가슴 한편에 남아 있다.
AI 도구의 힘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AI 도구의 활용이었다. AWS의 AI 개발 도구 Amazon Q Developer, AI IDE인 Kiro, 그리고 터미널에서 쓰는 Kiro CLI를 실전에서 마음껏 굴려볼 수 있었다.
우리 팀은 평소 업무에서도 Kiro를 손에 달고 살아서 대회장에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특히 Kiro의 서브 에이전트 기능으로 방대한 로그를 한 번에 훑고, 여러 서비스의 상태를 동시에 살핀 것이 결정적이었다. 평소 같으면 처음 보는 코드를 분석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을 텐데 AI가 요구사항 분석부터 구현 계획까지 뽑아주니 게임의 판 자체가 달랐다.
3등, 그리고 그 이후

3등이라는 건 시상식 전부터 알고 있었다. 실시간 리더보드 덕에 종료 한 시간 전부터 순위가 굳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예상 못 한 복병이 둘 있었다.
첫째, 단체 사진. 각 팀 팀장은 유니콘 모자를 써야 했다. 분홍 뿔이 삐죽 솟은 모자를 눌러쓰고 어정쩡하게 선 내 모습을 본 Fred는, 입사 이후 가장 크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둘째, 3등까지는 기자 인터뷰가 있다는 것. 기자분들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 손끝이 다 떨렸고, 무슨 말을 했는지는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다.
돌아보며
첫째, 평소에 하는 일이 곧 실력이다. 대회에서 풀었던 문제들 — 보안 설정, 권한 관리, 로그 분석, 성능 트러블슈팅 은 하나같이 일상 업무에서 매일 다루는 것들이었다. 캐시노트는 210만 사업장이 매일 들여다보는 서비스다. 장애 하나가 곧장 사장님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결국 가장 좋은 훈련이었던 셈이다.
둘째, 역할 분담과 팀워크. 주제는 미리 알았어도 상세 내용은 당일에야 베일을 벗었다. 그래서 미션이 떨어진 순간, 누가 무엇을 맡을지 30초 만에 나눈 그 호흡이 핵심이었다. 운영과 개발을 갈라 동시에 달린 것이 좋은 성적의 비결이었다고 믿는다.
셋째, 도구에 얽매이지 말 것. CDK에서 삽질한 경험이 가장 큰 교훈으로 남았다. 정해진 방법 하나만 붙들기보다, 상황에 맞는 가장 빠른 해결책을 골라잡는 유연함. 그날 리더보드를 바라보며 배운 것이다.
내년에도 참가하게 된다면,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다음 GameDay 주제가 공개되는 날만큼은 다른 일 다 제쳐두고 GameDay에만 전념하기로, 팀원들과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AI 네이티브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대표님과 CTO께, 하루 동안 기꺼이 자리를 비워준 것을 허락해주신 인프라보안실 실장님께, 그리고 늘 든든히 곁을 지켜주는 SRE 팀원들께 이 영광을 돌린다.
팀원 짧은 후기
- Fred: 충분히 1등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참여형 세미나라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 Andrew: DBA 업무에서 Kiro는 Datadog 모니터 항목 관리 정도로만 써왔는데, 이번 GameDay를 통해 코드 변환(Transform)이나 인프라 배포(CDK)까지 Kiro로 연동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앞으로 DB 운영 쪽에서도 자동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보려 합니다.
- Frida: GameDay를 진행하면서 정형화된 파이프라인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가지고 있던 엔지니어적 마인드를 한 뼘 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KCD SRE팀은 사장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할 동료를 찾고 있어요.
✨ 영입 중인 포지션 확인하기
KCD 인프라보안실 SRE팀 Network Engineer Trevor(박한모)
지난 4월 10일, 서울 역삼동 AWS 코리아 오피스. 통유리 너머로 봄볕이 비스듬히 떨어지던 그날, 우리 팀 네 명은 '금융사를 위한 AWS GameDay 2026'에서 3등을 했다.
나가기 전, 실장님 방문 앞에서 나는 괜히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었다. "꼭 수상하고 오겠습니다." 호기롭게 던진 말이었지만 사실 돌아서는 등 뒤로는 식은땀이 났다. 첫 출전이었으니까. 그 약속을 정말로 지켜 돌아올 줄은 솔직히 나도 몰랐다.
AWS GameDay, 그게 뭔데?
GameDay는 AWS(Amazon Web Services)가 주최하는 클라우드 장애 대응 대회다. 쉽게 말하면, AWS가 일부러 고장 낸 시스템을 참가자들이 제한 시간 안에 진단하고 고치는 실전형 기술 경연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금융사 대상 대회에, 우리에게 처음으로 참가 기회가 열렸다.
올해 주제는 'Unicorn Q-Force: Dev&Ops Acceleration'.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같은 시중은행부터 카카오뱅크, 토스, 현대카드, 삼성화재까지 — 19개 금융사에서 모인 24개 팀, 100여 명의 개발자가 노트북을 펼치고 자리를 잡았다. 평소에는 서로 매출과 점유율을 다투는 경쟁사지만, 이날만큼은 옆 테이블 팀이 어떤 손놀림으로 문제를 풀어가는지 곁눈질하는 재미가 있었다.
팀명부터 남달랐다
팀명은 막내 Frida가 지었다.
"업무 중 자주 마주치는 오류 코드 403(접근 권한 없음)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이걸 좀 유머러스하게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팀원은 나를 포함해 Fred, Andrew, Frida까지 넷. 나와 Fred는 Ops(인프라 운영)를, Andrew와 Frida는 Dev(개발) 문제를 맡기로 했다.
행사장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에는 '유니콘 렌탈(Unicorn Rental)'이라는 가상 기업의 로고가 떠 있었다. 분홍빛 갈기를 휘날리는 유니콘 한 마리. 그 아래, 머리에 우스꽝스러운 유니콘 모자를 눌러쓴 CEO가 마이크를 잡았다.
"유니콘 렌탈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입사한 신입사원입니다. 지금부터 이 회사를 살려야 합니다."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웃음이 채 잦아들기도 전에,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노트북으로 떨어졌다. 화면에 막 떠오른 미션 목록을 확인하는 눈빛만큼은 농담을 받아줄 여유가 없었다.
시나리오는 이랬다. 수석 개발자가 유니콘을 타고 마법의 숲으로 들어간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유니콘 추적 시스템은 완전히 다운된 상황. 우리는 비상 대응 팀으로 투입되어 시스템을 복구하고, 사라진 유니콘을 찾아내야 했다. 동화 같은 설정이었지만, 그 껍데기를 한 겹만 벗기면 현업에서 매일같이 마주치는 장애 상황과 정확히 똑같았다.
주최 측의 상황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 넷은 이미 전투 모드였다. 노트북 화면들이 동시에 켜졌고, 키보드 위로 손가락이 올라갔다. "누가 뭐 맡지?" 첫마디는 짧았고, 답도 짧았다. 역할 분담은 30초 만에 끝났다.
미션 1: 죽은 시스템을 살려라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프라 전체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는 것이었다. 어떤 서버가 살아 숨 쉬는지, 데이터베이스의 맥박은 뛰는지, 네트워크는 어디서 끊겼는지 응급실에 막 실려 온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훑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원인은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베이스의 문을 두드리는데, 그 문이 잠겨 있었다. 보안 설정(방화벽 규칙)에서 데이터베이스로 향하는 통로가 막혀 있었던 것이다. 설정 파일을 한 줄씩 짚어 내려가다, 눈이 한 곳에 멈췄다. 원래 있어야 할 접속 허용 규칙 옆에 누군가 남긴 메모 한 줄.
# commented to introduce failure
장애를 주입하기 위해 주석 처리함. AWS가 일부러 남긴 함정의 흔적이었다. 막힌 통로를 다시 열어주자, 죽어 있던 애플리케이션이 한 박자 늦게 숨을 토해냈다. 첫 번째 미션, 클리어.
미션 2: 사라진 유니콘 "Starlight"
시스템이 되살아나자 다음 문이 열렸다. 서버에 접속해 단서를 찾으면 유니콘의 이름을 알 수 있고, 그 이름으로 앱에서 검색하면 위치와 비밀 코드가 나온다고 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숨어 있었다. 전통적인 원격 접속 방법(SSH 22번 포트)을 쓰면 감점. 보안팀이 그 길목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신 AWS의 보안 모범 사례인 SSM Session Manager 포트를 열지 않고도 서버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써야 했는데, 하필 비활성화 상태였다. 결국 권한 설정부터 다시 손봐야 했다.
문을 제대로 열고 들어가 스크립트를 돌리자, 화면에 답이 떴다. 이름은 "Starlight", 위치는 "Evergreen Glade", 비밀 코드는 "8765". 두 번째 미션도 클리어.
미션 3 & 4: 알림 시스템 수리와 성능 복구
세 번째 미션은 유니콘 라이더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이 먹통이 된 것. 뜯어보니 알림 함수가 유니콘 이름과 비밀 코드를 참조하도록 짜여 있는데, 정작 그 값이 비어 있었다. 앞 미션에서 찾아둔 정보를 넣어주자, 막혔던 알림이 곧장 풀렸다.
네 번째는 성능 문제였다. 응답 시간 14초, CPU 사용률 93%. 시스템이 헐떡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답을 쥐고 있었다. 처음에 인프라 설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훑어둔 덕이었다. 범인은 AWS의 장애 주입 도구(FIS) 모든 서버에 CPU 80% 부하를 5시간 30분 동안 걸어놓고 있었다. 실험을 중지시키는 순간, 숫자가 곤두박질쳤다. CPU 93%에서 4%로, 응답 시간 14초에서 8초로. 화면 속 그래프가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걸 보며, 우리는 작게 주먹을 쥐었다.
실시간 리더보드를 흘끗 봤다. 운영(Ops) 부문은 전체 팀 중에서도 손에 꼽게 빠른 편이었다.
그리고 아쉬움, CDK의 함정
기본 미션 너머에 추가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제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막고, 유니콘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배포하는 과제.
코드 수정은 손에 익은 일이었다. 마이너스 금액으로 결제되거나 잔액 없이 결제가 통과되는 구멍을 틀어막았고, 60초 넘게 늘어지던 검색 기능을 1.5초로 끌어내렸다. 여기까지는 순탄했다.
문제는 배포였다. AWS CDK(인프라를 코드로 관리하는 도구)로만 배포해야 하는 줄 알고 그 길로 밀어붙였는데, CDK가 내부적으로 쓰는 CloudFormation에서 오류가 터졌다. 배포하면 롤백, 다시 배포하면 또 롤백. 같은 자리를 맴도는 악순환에 빠졌다.
계속 이 방식으로 밀고 가느냐, 다 엎고 다른 길로 트느냐. 10분간 네 사람의 목소리가 테이블 위에서 부딪쳤다. 그 사이에도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리더보드에서는 다른 팀들의 점수가 한 칸씩 위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 초조함이 등을 타고 올라왔다. 결국 누군가 말했다. "지금 당장 되는 방법으로 가자." CDK를 우회해 컨테이너 이미지를 직접 빌드하고 서비스를 갈아끼우는 방식으로 틀자, 거짓말처럼 금방 풀렸다. 처음부터 이 길로 왔다면 성적이 더 좋았을 텐데 그 아쉬움은 지금도 가슴 한편에 남아 있다.
AI 도구의 힘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AI 도구의 활용이었다. AWS의 AI 개발 도구 Amazon Q Developer, AI IDE인 Kiro, 그리고 터미널에서 쓰는 Kiro CLI를 실전에서 마음껏 굴려볼 수 있었다.
우리 팀은 평소 업무에서도 Kiro를 손에 달고 살아서 대회장에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특히 Kiro의 서브 에이전트 기능으로 방대한 로그를 한 번에 훑고, 여러 서비스의 상태를 동시에 살핀 것이 결정적이었다. 평소 같으면 처음 보는 코드를 분석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을 텐데 AI가 요구사항 분석부터 구현 계획까지 뽑아주니 게임의 판 자체가 달랐다.
3등, 그리고 그 이후
3등이라는 건 시상식 전부터 알고 있었다. 실시간 리더보드 덕에 종료 한 시간 전부터 순위가 굳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예상 못 한 복병이 둘 있었다.
첫째, 단체 사진. 각 팀 팀장은 유니콘 모자를 써야 했다. 분홍 뿔이 삐죽 솟은 모자를 눌러쓰고 어정쩡하게 선 내 모습을 본 Fred는, 입사 이후 가장 크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둘째, 3등까지는 기자 인터뷰가 있다는 것. 기자분들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 손끝이 다 떨렸고, 무슨 말을 했는지는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다.
돌아보며
첫째, 평소에 하는 일이 곧 실력이다. 대회에서 풀었던 문제들 — 보안 설정, 권한 관리, 로그 분석, 성능 트러블슈팅 은 하나같이 일상 업무에서 매일 다루는 것들이었다. 캐시노트는 210만 사업장이 매일 들여다보는 서비스다. 장애 하나가 곧장 사장님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결국 가장 좋은 훈련이었던 셈이다.
둘째, 역할 분담과 팀워크. 주제는 미리 알았어도 상세 내용은 당일에야 베일을 벗었다. 그래서 미션이 떨어진 순간, 누가 무엇을 맡을지 30초 만에 나눈 그 호흡이 핵심이었다. 운영과 개발을 갈라 동시에 달린 것이 좋은 성적의 비결이었다고 믿는다.
셋째, 도구에 얽매이지 말 것. CDK에서 삽질한 경험이 가장 큰 교훈으로 남았다. 정해진 방법 하나만 붙들기보다, 상황에 맞는 가장 빠른 해결책을 골라잡는 유연함. 그날 리더보드를 바라보며 배운 것이다.
내년에도 참가하게 된다면,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다음 GameDay 주제가 공개되는 날만큼은 다른 일 다 제쳐두고 GameDay에만 전념하기로, 팀원들과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AI 네이티브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대표님과 CTO께, 하루 동안 기꺼이 자리를 비워준 것을 허락해주신 인프라보안실 실장님께, 그리고 늘 든든히 곁을 지켜주는 SRE 팀원들께 이 영광을 돌린다.
팀원 짧은 후기
지금, KCD SRE팀은 사장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할 동료를 찾고 있어요.
✨ 영입 중인 포지션 확인하기